◆ IR52 장영실상 명예의 전당 ◆
IR52 장영실상 명예의 전당
사진 확대 21일 서울 서초구 산업기술진흥협회 회관 1층에서 열린 IR52 장영실상 명예의 전당 개관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강학희 전 한국콜마 사장, 최대규 뉴파워프라즈마 회장,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이현순 전 두산 부회장, 구자균 산기협 회장, 조중명 크리스탈지노믹스 대표,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 최근수 딜리 대표. <이충우 기자>"우리 산업 발전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IR52 장영실상 수상자들의 업적을 되새기고 영원히 기리고자 하는 뜻을 담았다."(구자균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회장)
대한민국 과학기술 역사를 빛낸 기술개발인 36명이 선정됐다. 21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와 매일경제는 올해 31주년을 맞은 IR52 장영실상 수상자들 중 우리나라 산업 발전과 경제 성장에 기여한 업적이 뛰어난 인물을 추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회관 1층 'IR52 장영실상 명예의 전당'에 헌액했다. 1991년 제정돼 올해로 31주년을 맞은 IR52 장영실상은 우리나라 기업이 자체 개발한 신기술을 선정해 개발에 앞장선 연구원에게 주는 국내 최고 권위의 기술상이다. 첫 수상자 선정 이후 매주 한 주도 빠짐 없이 시상을 해왔다. 올해까지 수상자는 총 6315명에 달한다.
구자균 산기협 회장(LS일렉트릭 회장)은 "30년간 국내 최고의 산업기술혁신상으로 권위를 굳힌 장영실상의 성과를 알릴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동판에 새겨진 선배들의 도전정신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큰 용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이들은 기업에서 연구개발(R&D)에 헌신하며 산업 생태계 조성과 신산업 개척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들이다. 산기협은 지난 5월부터 장영실상 수상자 중 공모·추천 과정과 발굴 과정을 통해 추린 후보 120명 중 분야별 심사와 1·2차 종합심사를 거쳐 헌액자 36명을 선정했다.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은 명예의 전당 개관식에서 "지금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어느 누구도 '왜 이 사람이 이 자리에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기 어려운 뛰어난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헌액자에는 장영실상 1호 수상자인 이현순 전 두산그룹 부회장 겸 울산과학기술원(UNIST) 이사장을 비롯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안랩 창업자), 김기남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 조성진 전 LG전자 부회장, 차기철 인바디 대표,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 산업 발전사에서 큰 이정표를 남긴 이들이 이름을 올렸다.
김기남 회장은 40여 년간 반도체 산업에 헌신한 기술전문가로 반도체 제조공정·설계 분야에서 세계 최고·최초 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초격차를 확보해나가며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그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 전반을 총괄하며 미세공정과 3D 낸드 등 선진 기술을 개발했으며, 시설 투자를 진두지휘하면서 반도체 급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조성진 전 부회장은 가전제품 개발을 주도하며 '세탁기 신화'를 만든 주인공이다. 고졸 출신의 세탁기 엔지니어로 시작해 LG전자 최고경영자에 오른 그는 우리나라 세탁기 보급률이 1%도 되지 않던 시기부터 혁신제품 개발을 시작해 LG전자 세탁기를 세계 1등으로 끌어올렸다.
이현순 이사장은 국산 엔진 1호인 알파엔진을 최초로 개발해 1991년 장영실상 1호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가솔린과 디젤을 포함한 차량용 엔진과 변속기의 독자 개발을 선도하고 미래 기술 트렌드를 앞장서서 제시한 한국 자동차공학 대표 전문가다. 2003년에는 세타엔진을 개발해 한국 자동차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크라이슬러)과 일본(미쓰비시)에 기술료를 받고 설계와 생산기술을 제공해 한국 엔진기술이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계기를 만들었다.
국내 최고 철강기술 전문가로 꼽히는 권오준 전 회장은 제철 신기술인 '파이넥스 공법' 등 포스코가 특허권을 보유한 다수의 독점 기술을 개발했다. 세계 최초 스마트팩토리 구축 등 포스코가 국내외 철강업계 가운데 최고 자리에 오르는 데도 공헌했다.
안철수 의원은 국내 최초로 사이버 보안기업을 설립해 컴퓨터 바이러스·해킹 대응 백신 등 보안 소프트웨어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로 국가 사이버 위기 극복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 의원이 창업한 안랩은 국내 사이버 정보보안 업계 최장수 기업이며, 그가 개발한 백신 프로그램 V3는 대표적인 국제보안인증을 모두 획득해 국내 백신 프로그램 기술력의 글로벌 위상을 높였다. 2012년 정계에 입문해 3선 국회의원으로서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과 기술개발인의 사기 진작에 공헌했다. 안 의원은 명예의 전당 개관식에서 수상자를 대표한 소감 발표를 통해 "저는 30대에 처음 장영실상을 수상했을 때 감격을 잊지 못한다"며 "기술자로서 국가에 공헌하겠다는 결심으로 더 매진하는 계기가 됐고 이게 두 번째 장영실상을 받을 수 있었던 동인이었다"고 회상했다.
명예의 전당에 최연소로 이름을 올린 장병규 의장은 국내 대표 게임 소프트웨어 전문가 출신의 1세대 벤처기업인이다. 네오위즈부터 첫눈,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크래프톤까지 네 번의 창업에서 성공을 거둬 벤처업계의 신화적 인물로 꼽히는 '연쇄 창업가'이기도 하다. 고광일 고영테크놀러지 대표는 LG산전 등을 거쳐 2002년 고영테크놀러지를 창업한 후 메커트로닉스, 광학, 머신비전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을 융합해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장비를 만드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의 노력으로 대한민국이 경제 대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새봄 기자]